[U's Line 김하늬 기자]최근 한 주간 경제신문이 밝힌 전호환 부산대 총장의 임명 로비정황의 문건보도는 그동안 국립대 총장의 임명의 ‘코드인사’ 논란을 여실히 보여준 충격적인 사건이다. 학교행정 공백은 어떻게 되든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1년이고, 2년이고, 임명을 하지 않는 박근혜 정부의 대학농단은 대학이 위기라며 대학구조개혁을 서두르는 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이중적인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대학 민주화의 상징인 직선제를 요구하며 목숨을 던진 부산대 고현철 교수의 사건으로 말미암아 직선제로 치러진 부산대 총장선거에서 1등으로 당선된 전호환 총장의 학교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충정은 나름 이해는 가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은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구태(舊態)이며, 또 다른 비민주적인 방법이다. 특히, 현 정권 출범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어필하며 임명 로비를 한 정황은 총장 직선제의 본래 의도를 아연실색케 한다.

대학은 무엇을 하는 곳이고, 대학 총장은 어떤 역할을 하는 인물인지를 한국 대학에서는 보기 드물다. 대학을 취업기관 그 이상도 아닌 곳으로, 총장은 취업알선자로 전락시켜 놓은 한국 대학의 현실에서는 어찌 보면 전호환 총장의 임명 로비정황은 그리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도 아니다.

이제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가깝게는 부산대 구성원에게, 멀게는 한국 대학사회에 고백해야 한다.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총장 임명을 받으려 했던 것이 중장기적으로 한국 대학사회 발전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었으며, 총장을 임명하지 않는 현 정부에 정공법으로 대항하지 못한 점이 얼마나 부끄러운 행동이었는가를 털어놓아야 한다. 한국에서 대학은 단순히 취업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하며 아직 시퍼런 이성의 눈을 뜨고 사회비판의 칼날을 가는 청년 학생들을 생각해서라도 그렇다.

정당하지 않은 방법은 결코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목숨을 던져 대학의 민주화와 자율을 지키려 했던 한 교수의 진정성을 알고 있다면 정당성은 우리의 목숨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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