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자사고 학생들의 반란…'진학보다는 취업'
"불확실한 진학보다는 확실한 취업이 먼저"
일반계고등학교나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에 입학한 성적 상위권 학생이 대학 진학 대신 고졸 취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눈길을 끈다.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가 쉽지 않기에 원하는 분야에 취업부터 한 뒤 공부는 나중에 하겠다는 이른바 '선취업 후진학' 전략을 실현한 것이다.
대구에서는 지난 3월 경덕여고 수석 졸업생 이지민(19·여) 양이 대구은행에 고졸 사원으로 취업해 화제가 됐다.
이 양은 원한다면 서울대 입학도 가능한 성적을 낸 데다, 대학에 가기 어려운 가정형편이 아닌데도 진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양 담임을 맡은 한 교사는 "문·이과를 통틀어 수석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한 학생이었다"며 "적성 검사 결과 금융·경제 분야에 잘 맞는 것으로 나왔고, 본인도 금융종사자를 희망하며 공부는 나중에 하겠다는 뜻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재학 중 한국예탁결제원에 합격한 제일여상 3학년 서보경(19·여) 양은 2013년 다니던 일반계고를 자퇴하고 이듬해 특성화고인 제일여상에 다시 입학했다.
금융공기업 취업을 목표로 정한 서 양은 제일여상 입학 전 증권·펀드·파생상품 투자상담사 등 금융 3종 자격증을 땄다. 또 입학 후에는 무역영어·전산회계 1급 등 모두 10여개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하는 등 목표를 향한 열정으로 취업의 꿈을 이뤘다.
대구에서 유일한 여자 자사고인 경일여고에서는 2013년 1명, 2014년 1명, 지난해에는 2명이 진학 대신 은행 취업을 선택했다.
지난해 대구은행에 취업한 경일여고 한 졸업생은 은행 측 지원으로 현재 야간대학에 진학해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경일여고 관계자는 "대학 졸업 후 취업이 불확실하다는 데 고민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며 "해가 갈수록 더 많은 학생이 진학보다 취업에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