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 Line 오소혜 기자] 4차 산업혁명의 발전에 따른 의료계 암 검진 시스템인 IBM의 인공지능(AI) 의사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 도입에 이어, 전통의학인 한의학계에서도 최근 인공지능을 활용한 한의진단 전문가시스템 ‘ODS(Oriental medicine Diagnosis System)’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대학교는 한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과 권영규 교수팀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2017년 이공학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 신규과제에 선정돼 지난달 6월부터 「인공지능(AI) 기반 임상실습용 한의진단 전문가시스템 개발」 사업에 들어갔다고 24일 밝혔다.

‘이공학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이공학 분야 연구자들의 기초연구를 폭넓게 지원해 연구기반을 확대하고 국가 연구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으로, 권영규 교수팀은 향후 3년간 인공지능에 기반한 임상실습용 한의진단 전문가시스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한의사들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한의학적 진단’을 컴퓨터 인공지능 기술에 적용시킨 지식표현, 자동추론, 기계학습 방법론 연구 등을 통해 컴퓨터가 진단할 수 있는 한의학 인공지능 진단 시스템이다.

권영규 교수는 이에 앞서 30년 전인 1987년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전전자교환기(TDX)사업 위탁과제로 ‘한의진단전문가시스템 개발사업’을 수행해 ETRI의 컴퓨터공학 전문가와 함께 국내 최초로 한의진단전문가시스템(ODS)을 ‘MS-DOS(디스크운영체제) 버전’으로 개발한 바 있다.

최근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달과 큰 관심 속에 한의진단전문가시스템 ‘ODS’는 ‘ODS 1.1’로 복구돼 이번 연구에 활용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1987년 한의학전문가시스템(ODS) 최초 개발 이후 1998년 중풍진단 전문가시스템, 2002년 KHU-PIPE, 2008년 중풍변증 진단프로그램 등이 개발된 바 있으나 이후 추가적인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최근에는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임상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을 모바일 환경에서 개발 중에 있다.

권영규 교수 연구팀은 1987년 국내 처음 한의진단전문가시스템을 개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교과서 중심의 지식에다 한방병원을 비롯해 지역 한의원과 협력해 임상기반의 지식을 더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또 한국 한의학의 특징을 반영할 수 있는 사상체질의학과 형상의학 등의 새로운 지식을 추가함으로써 임상현장의 사례를 직접 경험하는 임상실습용 한의진단전문가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권 교수팀은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앞서, 복구된 ODS 1.1을 올해 2017학년도 1학기 ‘사상체질의학임상실습’ 과목 수업을 통해 사상체질과의 케이스분석에 직접 활용해본 바, 49명의 한의학전문대학원 4학년 수강생들로부터 높은 호응과 지지를 받으며 학습도구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사전 검토하기도 했다.

연구 책임을 맡은 권영규 교수는 “인공지능은 전 세계적으로 몇 번의 침체기를 거쳤지만, 시스템과 메모리의 기하급수적 발달과 인터넷 네트워크 환경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며 “이 같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미래 의료사회의 변화에 한의학계도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또 “우리 연구팀은 이번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학습과 추론기술에 대한 연구를 통한 한의계의 학습방법론 개발은 물론 한의학적 인공지능 기술을 확보하고, 지식기반 전문가시스템과 기계학습, 데이터 분석과 연계한 시스템 개발의 기반을 구축해 전 세계 전통의학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반 전문가시스템 개발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연구사업 추진과 병행해 한의학전문대학원 석사과정생들과 지역 개원의 간 임상경험 수집을 위한 간담회, 시스템 개발 전문가들과의 자문회의 등을 개최해 한의학계에서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는 전문가 중심의 연구모임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기반 한의진단 전문가시스템의 향후 활용방안 논의와 인문사회학적인 담론화까지 연구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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