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9월20일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 승마 마장마술 경기장에 나타난 최순실씨(오른쪽). <사진: 시사인>

박근혜 정권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순실(60) 씨의 딸 정유라(20) 씨에 대해 이화여대가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16일 <중앙일보>보도에 따르면 특혜를 준 내용은 자격미달 서류를 정상적인 내용으로 받아준 것으로 요약된다. 일반적인 경우였으면 서류접수조차 안 되는 경우였다.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지원자격에는 개인전 3위 입상자 이내로 돼 있으나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종합 단체전 경기에서 딴 금메달을 인정했다.

이화여대 입학처 홈페이지에도 이에 대한 공식 답변이 게재돼 있다. '개인이 아닌 단체에서 수상했는데 개인 수상만 인정받느냐?"는 질문에 대학 측은 "개인수상만 인정합니다. 단체 수상은 인정하지 않습니다"라고 공식 답변돼 있다. 이화여대 입시요강 위반은 학사 규정에 의하면 이같은 모집요강 위반은 합격 취소와 입학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또 다른 자격미달에는 정씨의 금메달 획득 시기다. 이 또한 입시요강의 인정 기준을 벗어난다. 당시 입시요강에서 인정한 수상실적 기간은 "원서마감일을 기준으로 3년 이내(2011년 9월 16일~2014년 9월 15일)"였다. 9월 20일에 딴 정씨의 금메달은 이 기준을 벗어난다.

온라인으로 직접 입력하는 지원서에는 수상 및 활동 내역이 입력돼야 하는데 정씨의 지원서류가 걸러지지 않은 것도 의문이다. 수상 실적은 필수 입력 항목이다. 또 원서접수 마감 전까지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정씨의 경우 승마협회)가 발행한 경기실적 증명서도 직접 제출해야 한다.

학교 측이 정씨에게 특혜를 주려 했다는 구체적인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1일 이대 교수협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당시 체대 입시 평가에 참여했던 일원'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체대 평가장 입실 전 평가자들에게 안내할 때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한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입학처장 발언에 일부 관리위원 항의가 있었고, 해당 지침과 무관하게 평가 진행하도록 재안내가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수많은 입시생 중 최순실 딸 정 모양이 특이하게 금메달과 선수복을 지참했다”며 '이후 정상적 입시절차로 모든 것이 진행되었으나 처장의 발언이 영향 없었다고는 말 못한다'고 주장했다.

정씨의 입학 특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자 이대 교수협의회는 학교 구성원들로부터 제보를 받아 진상을 밝히기로 했다. 교수협은 '이화여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19일 오후 대학 본관 앞에서 최경희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이화 교수들의 집회 및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는 지난 13일 최경희 총장에게 발송한 ‘입시관리와 학사문란에 관한 건’ 공문에서 “이화의 교수들은 참담한 심정”이라고 제기했다. 이를 교협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는 “이화 교수로서 너덜너덜해진 자존심을 추스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했다. 

교협은 공문에서 △수시모집 서류 제출 마감(2014년 9월16일) 후인 정씨의 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 금메달 획득(2014년 9월20일)이 입시에 반영될 수 있는지 여부 △면접 당시 정씨의 금메달과 선수복 착용이 입시 형평성 여부 △당시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는 언급여부 등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2년간 거의 출석을 하지 않은 정씨가 문제없이 재학 중인 점, 문제가 불거진 계절학기 수업에서 “(정씨를) 거의 보지 못했다”는 수강생들 증언과 달리 정씨가 수업 3분의 2에 참여한 것으로 돼있는 점 등 학사관리 문제도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교협은 “출석 예외조항을 개정해 소급 적용한 이유와 경위를 밝혀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화여대는 17일 오후 4시부터 2차례에 걸쳐 교직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최순실 딸 입학 및 학사특혜에 대한 의혹을 해명한다는 입장이다. 

정유라 씨는 각종 의혹이 잇따라 보도되자 부담감을 느끼고 지난 9월말에 휴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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