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여러 부처와 협의중…靑에서도 큰 관심, 빠른 결정 나올 전망

▲ 보건복지부가 3월내로 폐교 서남대 의대정원을 활용한 공공의대 설립에 관한 추진계획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남원시 대학유치추진위원회'의 공공보건의료대학 남원 설립 기자회견 모습.

[U's Line 박병수 기자]서남대 폐교로 발생한 유휴 의대정원 활용 ‘공공의과대학’ 추진계획을 보건복지부가 내부적으로는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달 안에 윤곽을 발표하고 세부적인 결정은 의견수렴을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공의과대학 설립에 청와대에서도 큰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설립추진에 탄력을 받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공의과대학은 졸업 후 공무원 신분으로 공공의료 분야에서 일정기간 복무하도록 의무화한다는 게 골자다.

보건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공공의과대학 설립 추진은 내부적으로 확정됐지만 대학설립의 유형은 아직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설립 유형에 대해서는 교육부와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국립대로 추진할지, 도립·시립 등 지자체 단위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해 제안경쟁을 붙이질 지가 관건이다.

공공의대 설립은 추진 주체중 하나인 보건복지부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보건복지부는 ‘권역응급(외상)센터 개선방안’ 차원에서 공공의대 설립을 재추진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가 정권이 교체되면서 추진은 흐지부지 됐다.

당시 보건복지부의 공공의대는 입학금·수업료를 면제해주는 대신 졸업하면 10년간 의료 취약지역이나 군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 공보의·군의관(3년) 근무기간이 포함돼 실제 기간은 7년이다. 산부인과·외상외과·소아청소년과 등의 전문의를 주로 양성할 계획이었다. 한 해 100~120명 의사배출을 목표로 했다.

또한 국방부도 산하 국군수도병원이 주체가 돼 ‘군 의료체계 개선’ 차원에서 국방부 독립적인 국방의대를 설립 계획을 계속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수도병원 관계자는 “군 의료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자체 인턴-전공의-전임의-지도전문의’로 이뤄진 의국(醫局)체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을 몇 해 전에 밝혔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국방부는 국군수도병원 경쟁력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방의대를 설립해 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해 교육부문에서 자체수련을 넘어 궁극적으로는 국방의대 설립을 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지자체 차원에서 공공의과대학을 운영하자는 의견에 서울시립대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의료인력 불균형으로 인한 공공의료 인력난과 지역 의료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서남대 의대정원(49명)을 활용해 ‘남원캠퍼스’(가칭)를 설립하겠다는 방안이다. 서울시립대는 서남대 폐교부지에 의대·간호대·농생명대 주축의 서울시립대 ‘남원캠퍼스’ 신설 방안을 정부와 정치권에 제시했다.

서울시립대는 서울시·전북도 등 각 지자체가 의대생을 선발하고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는 대신 졸업후 지자체가 정한 공공의료기관에서 9년간 의무복무를 해야 한다. 의대를 운영하려면 전공의 수련병원이 필요한데 이 수련 병원으로 각 지자체 산하 의료원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지자체가 재정부담을 나누고 지자체의 인프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지방분권 취지에도 부합할 뿐만 아니라 최소비용으로 공공의대를 설립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립대는 300억∼400억 원 정도면 공공의대 신설이 가능하다고 보고 서울시립대 이사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남원캠퍼스 설립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공공의과대학 설립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입장도 이번 공공의과대 설립 추진에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입장은 서남대 폐교에 따른 지역경제 위축 해결 차원에서 고려돼야 한다는 내용을 견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지자체가 운영하는 방안의 빠른 결정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공의과대학 설립에 가장 큰 변수는 의료계의 반발이다. 의협 입장은 의사수급 추계에는 수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나리오별로 다양한 결과값이 도출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변수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총량적인 수급 추계 결과만을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의협 입장은 지역 의사들의 조건을 파격적으로 해줘서 공공 의료인력으로 활용하면 된다는 내용이라 이번 서남대 폐교에 따른 49명 의대정원 활용과는 일정거리가 있어 기존에 제기했던 반대 입장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5월 '주요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전망'에서 2030년에는 의사 7646명 등 보건 의료 인력부족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이용호 의원(무소속, 남원·임실·순창)은 지난 2일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의과대학을 설립, 공공보건의료인력을 직접 양성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폐교된 서남대 부지에 공공의과대학을 설립하기 위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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