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정원 감소 등 재정 어려움" 노동자 "누적적립금 수천억 최저임금자 상대 구조조정"

▲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이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알바학생으로 대체하는 구조조정에 항의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학측은 재정이 열악해져 어쩔 수 없다는 논리고, 노동자들은 누적적립금 수천억을 쌓아두고도 최저임금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사진은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이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U's Line 곽다움 기자]연세대와 고려대 같은 대형 사립대가 청소직원들을 학생 아르바이트들로 바꾸고 있어서 논란이다. 학교 측은 학교사정이 어렵다고 이유를 대고 있지만 이 학교들 금고에는 지금 몇 천억 원의 누적 적립금 쌓여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저질 일자리 양산 연세대를 규탄한다” "알바로 채우겠다, 무인시스템 대체하겠다고 한다. 알바천국, 지옥연세"

이틀째 연세대에서는 청소노동자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오늘 새벽에는 연세대가 정년퇴직한 청소노동자 자리에 시간제 아르바이트 인력을 투입하려 하자, 기존 청소노동자들과 충돌까지 빚어졌다.

지난해 정년퇴직한 청소노동자 10명 자리가 3시간짜리 초단기 아르바이트로 교체된 걸 항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학교 측이 올해 시급을 최저임금보다 250원 높게 올려주고선 그 임금을 아끼려고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박정운(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연세대 청소노동자는 “지네들은 억대 연봉 이상을 받으면서 왜 하필이면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깎아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지 정말 비참하다. 이게 바로 벼룩의 간 빼먹기가 아니고 뭐냐?”고 격앙된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 연세대 고려대 홍익대 누적적립금 액수

고려대도 퇴직한 청소노동자 10명을 아르바이트생들로 채웠다. 홍익대는 더 나아가 정년이 10년 넘게 남은 청소노동자 4명을 해고했다. 홍익대는 청소에 이어 경비직 노동자 감축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오 모씨 홍익대 해고 청소노동자는 “시대에 따라서 이렇게 봉급이 인상된 건데 저희가 인상해 달라, 그 정도의 금액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었고…”며 울먹였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대학들은 이구동성으로 재정 부담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이들 대학이 수천억 원이 넘는 누적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어 쉽게 이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학정원이 줄어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고 전체 청소시간을 줄여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연세대와 고려대, 홍익대는 모두 지난해 누적적립금이 각각 수천억 원에 달한다.

최근 공공부문부터 정규직 전환이 확산하는 추세에 역행해 대학들이 최하위 임금을 받는 청소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고용 불안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학 대부분이 올해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할 전망이어서 대학들은 비용절감의 고삐를 더욱 죌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도,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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